2. 강호초출(江湖初出) 2-3
100여개의 종이 동시에 울리는 듯한 고함이 아이템 골짜기에서 퍼져나왔다.
" 네 이놈들 ~!!! 감히 나를 거렁뱅이로 여기는 것이냐? 내 너희 보주의 얼굴을 봐서 살수는 쓰지 않겠지만 버르장머리만은 고쳐놓겠다. "
" 아... 아니... 저..저..저희는 .... "
검게 그을린 피부에 강철과 같은 피풍의를 걸친 10척 장신의 거인이 질러대는 사자후에 아이템 골짜기의 네이보 관리들은 전신을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 뭐...어쩌고 어째? 은전 7닢을 공짜로 줄테니 스킨 무공 업그레이드를 하라고 ? 7일에 은화 6-8닢으로, 한달에 은화 15-17닢으로, 일년에 은화 27닢-29닢이라..? 언제부터 네이보가 이따위 야바위식 장사나 하는 문파가 되었더냐 ? 너희 보주가 이렇게 가르치더냐? "
거인의 목소리는 아이템 골짜기에서 누구나 들을 정도로 울려퍼졌다. 돌연, 거인의 우렁찬 목소리와 비교해서 극단적으로 작지만 모든이의 귀속에 또렷한 목소리가 들렸다.
" 제가 시킨 일입니다. 보주님은 이 일과는 아무 상관이 없으시지요. "
거인은 올것이 왔다고 여겼는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쳐다보았다. 동쪽 하늘에서 호리호리한 인영이 지면으로 낙하 중이었다. 네이보 관리들은 낙하중인 인영이 누구인지 아는지 대뜸 표정에 화색을 띄었다.
" 고래 고래 소리지른 보람이 있구나. 안그래도 당신 낯짝이 궁금했다 "
" 존자(尊者)께서 오셨다는 기별만 넣으셨으면 나왔을것을... 어찌 죄업는 관리들을 겁주고 계시나이까 ? "
존자라 불리우는 거인은 하늘을 향해 앙천대소를 터트린 다음 신색을 굳힌채 지면에 사뿐히 내려앉은 인영을 노려보았다.
" 이람 총관 ... 꼭 이런 방식으로 운영해야겠소? "
" 탕마존자(蕩魔尊者) 블루문님, 이 점에 대해서는 존자께서도 양해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
" 그랬지... 그래서 내가 네이보 를 박차고 나간것이기도 하지 !!! "
호리호리한 인영은 바로 네이보의 이람 총관 이었다. 이람 총관 은 속이 비치지 않는 검은색 망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몸집이 작은 여인으로 보였지만 그녀의 전신에서 피어오르는 예기(銳氣)는 그녀가 범접하기 힘들정도의 고수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 보주님께서는 존자께서 다시 네이보로 돌아오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나이다. 다시한번 생각해 주시지 않겠습니까 ? "
" 흥... 나 탕마존자(蕩魔尊者) ... 허접스러운 명성이나마 강호에 떨치고 있는 자로써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는 주의라오. 네이보 에서의 '시즌1 종료'를 선언했으면 그걸로 끝인게요 !! "
" 허나 조만간 블로그강호 무림대회인 '블로기 어워드 2004' 는 어쩌시렵니까? 지난 2003 대회의 최다관왕께서 참석을 안하시는 것 또한 무림 동도에게 약속을 지키지 않는것이 아니옵니까? "
" 내가 언제 무림을 은퇴한다고 했소? 단지 네이보에서의 시즌1을 종료한다고 했을 뿐. "
" 그럼 '시즌 2'는 다른 곳에서 하시려는 것입니까? "
" 왜 아니겠소 이미 시즌2는 시작되었고, 독립문파를 차렸소이다 ! "
이람 총관 은 예의 그 총기있는 눈동자를 빛내며 탕마존자(蕩魔尊者)를 아무말 없이 쳐다보았다.
" 그렇다면 네이보와의 인연이 다했음인데 ... 어찌하여 저희를 픽박하시나이까? "
" 흥 !! 네이보와의 인연이 끊겼을 뿐! 강호의 하늘을 이고 사는 자로써 불합리하고 속이 뒤집히는 것들에 대해서 침묵만 한다면, 그게 어디 블로거가 할 일이겠소? 내 앞으로도 네이보의 부조리한 것을 사사건건 물고 늘어질 것이오 "
이람 총관 이 무언가 이야기를 꺼내려 했으나, 급히 달려온 시녀 하나가 그녀에게 귀엣말을 하자 이람 총관 은 잠시 생각한뒤 탕마존자(蕩魔尊者)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낭낭하게 말했다.
" 먼길 찾아오셨으나, 대접이 부실했습니다. 저는 이만 다른 업무가 있는 관계로 자리를 비워야겠습니다. 저희 관리들이 정중히 모실것이오니 부디 사양마시고 몇일 쉬다가시길 바라나이다 "
" 됬소. 마음에도 없는 소리 마시구료. 안그래도 이곳에 오래된 노우가 나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니 곧장 꺼져드리리다. "
탕마존자(蕩魔尊者)의 거칠은 말에도 이람 총관 은 안색하나 변치 않은채 정중히 배례한뒤 왔던것보다 더 빠르게 사라졌다. 탕마존자(蕩魔尊者)는 그녀가 사라지자 낯빛을 굳친채 미련없다는 듯이 뒤돌아섰다. 그가 돌아서자 네이보의 관리를 포함해 아이템을 사러온 블로거들이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어색한 행동을 하는데... 그를 쳐다보며 빙그레 웃고 있는 노도인이 눈에 들어왔다. 중원인들이 쉽게 입지않는 넓은 복식을 하고 있는 노인이었다. 그제서야 그의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 어이... 말코도사 조금 늦었수다 "
" 하하... 존자(尊者)께서 오신것만으로도 빈도의 얼굴에 금칠을 해준것입니다. "
바로 블도자와 이야기를 나누던 그 노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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