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지옥서생 귀환(歸還) - 1
블도자는 천성적으로 자신에게 부족함을 느끼면 강호의 배분이나 나이를 떠나 누구에게나 묻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불여우는 블도자에게 제대로 된 스승이었다. 모질라 산맥을 내려와 강호로 나가는 길에 블도자는 수련 중에 들었던 의문점을 질문했고, 불여우는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 과연 이 블로그 강호의 강호인들에게 블로그무공의 수련이 어떤 순기능(順機能)을 주는지요? 더불어 순기능이 있다면 필연적으로 블로그 무공의 수련함에 있어 역기능(逆機能)이 있을것 아니겠습니까? "
" 순기능과 역기능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 하다. 세상의 어떤 가치가 그것을 구분 짓겠느냐? 블로그 강호는 자유로운 소통이 존재하는 곳이다. 순기능과 역기능의 가치판단은 블로그 강호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무림인들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일 따름이다. 그리고 그 만들어 가는 과정은 지금 이시간에도 강호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음이다. "
블도자는 언뜻 이해가 될듯 하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자신의 블로그 무공 수련의 기본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 기인하고 있었다. 이 기준이 절대적인 것은 될 수 없을지라도 이에 근거한 블로깅은 순기능이라 여기고 있었고, 이에 반하는 것을 역기능이라 생각해왔다. 하지만 불여우는 이런 저런 기준에 의한 가치를 정할 수 없다고 말하지 않는가.
" 개인적인 끄적임이나 일상생활을 블로그 무공의 원천으로 삼아 연마하는 강호인을 악(惡)하며 쓸모없는 강호인이라 부를 수 없으며, 자신의 전문적인 지식을 블로그 무공으로 승화시키는 이를 쓸모있고 선(善)한 강호인이라 부를 수도 없다. 개개인이 가진 가치는 각자 다 다름이다. 이 강호에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하는 이들은 있을지언정 그들에게서 선악의 구분을 나눌 수는 없다. 그들은 모두 똑같은 강호인일 따름이다. "
" .....?!"
" 악(惡)은 강호인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호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일터.... "
" 무슨...말씀이신지요? "
불여우는 블도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해 오자,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 그건 이미 네가 알고 있는 것이다. 한번 스스로 생각해 보려무나. 이런것은 내가 너에게 말하는 순간 편견이 된단다."
" .....!!! "
불여우는 블도자의 질문에 방향을 정해주고 문제점에 대한 길잡이를 충실하게 해주었지만, 결론은 가급적 블도자 스스로 느끼길 바랬다. 그것이 불여우의 독특한 교습법이었다. 블도자 역시 스스로 깨닫는 것이 가치가 있음을 알기에 별다는 추가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블도자는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하지만 답이 쉽게 떠오르진 않았다. 고심해서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였다. 불여우는 그런 블도자를 보며 빙그레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이맘 때에는 이런 저런 단체들이 선정하는 '10대 상품'이니 '10대 뉴스'와 같은 ' 순위를 메기는 발표와 행사들이 있게 마련이다. 한 해를 결산하는 의미도 있겠거니와 한 해의 마지막 즈음에 지난 1년을 뒤돌아 보는 취지도 있을 것이다. 물론 게중에는 이런 저런 제 3자의 개입과 외압 등으로 인한 공정성 시비가 항상 따라붙긴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납득할 정도의 수준은 유지한다고 봐야지.
이런 공정성과 상관없는 ... 강호인 스스로 자신을 뒤돌아 보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의 신주검협(神州劍俠) 호프 의 '블로그TOP10' 은 의미있고 재미있는 시도이기도 하다. "
블도자는 불여우가 뜬금없이 블로그 강호 밖의 물정에 대해 언급하자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나 귀를 기울여 경청했다.
" 금년 이런식의 10대트랜드나 10대 뉴스, 심지어는 10대 상품 순위에서도 빠지지 않고 들어간 것이 블로그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란 것이다. "
" 아.... "
" '미디어(Media)'란 것이 무엇이냐? 매체(媒體) 혹은 매개체나 수단. 특히, 전달의 수단이 되는 문자나 영상 따위라는 것이 아니냐. '1인 미디어'란 이것을 언론이나 어떤 단체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개개인이 그 역할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
이 '1인 미디어 시대'란 것은 각각의 어느정도 질적인 차이는 있겠지만, 더 이상 글이나 영상의 전달이 언론이나 작가들의 일방향적인, 그네들 고유의 영역이 아니라, 강호인 누구나가 쌍방향으로 전달하고 전달받는 시대라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다. "
" ....!! "
" 더불어 이런 블로그와 미니홈피로 대표되는 1인 미디어의 사용인구가 1'000만이 넘었다는 풍문들은 작년 2003년에도 있어왔다. 그만큼 양적인 성장이 폭발적이라는 이야기겠지. 그러나 폭발적인 성장이 선(善)일리는 없잖느냐. 단지 숫자의 장난일 따름이지... "
블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러나 이렇듯 여기저기에서 이렇듯 세상을 뒤덮을 듯이 요란한 것은 아직도 1인 미디어란 것이 제대로 정착이 안되었기에 그런 것이라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렇듯 시끄럽게 가쉽성 기사와 현상을 유포하는 언론들이 실제로는 1인 미디어의 단편적인 부분과 현상을 전체적인 면으로 부각시킨 것이 없지않다. 모르는 것을 시인하는 것은 용기있는 것이지만, 모르면서 아는척 하는것은 어리석은 만용일 따름이다. "
" ...!!! "
" 1인 미디어... 아니 블로그 강호에 사는 이라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있는 이들이다.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하며,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된 강호인이 아니겠느냐? 무림에 수많은 개개인의 기준들이 서로 일치할 순 없기에 때때로 분쟁이 일어날수 있지만, 그것 또한 이 강호를 유지하는 하나의 현상일지니.... 개개인의 가치를 흑백 혹은 회색으로 분류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이 존재하는 곳으로 인식하면 것이야말로 ..... "
불여우가 마지막 말을 할 즈음 사방에서 경천동지(驚天動地)할 폭발음이 들여왔다.
' 콰콰쾅 ~!!! '
블도자가 있던 곳과 멀지 않은 곳에서 일어난 이 폭발음은 곧장 일종의 음공과 유사한 충격을 사방에 전달했다.
" 이... 이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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