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무공의 대가라고 세인들에게 칭송을 받는 사람에게 블로그 무공을 이제 막 배우기로 마음먹은 사람이 물었다.
" 어떻게 하면 블로그 무공을 제대로 연마할 수 있는지요? 가르침을 주시기 바랍니다. "
블로그 무공의 전문가라 불리우는 이는 아무말 없이 자신이 아는 수만가지 단어를 조합해 설명을 해보려 했으나 딱히 떠오르는 표현이 없었다. 그는 오랫동안 고민을 한뒤 입을 열었다.
" 그것에 대한 대답은 저도 알지 못합니다. 저또한 그대와 같은 한 사람의 구도자일뿐입니다. 직접 해보시고 스스로 길을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단지 최선을 다해 꾸준히 연마하시기 바랍니다. 최선을 다해 도를 향해 가는 구도자는 결코 멈추지 않습니다. "
- 어느 구도자와 구도자간의 대화 중 -
10. 지옥서생 귀환 - 2
" 도데체 그녀는 무슨 생각으로 우리를 여기로 보낸 겁니까? 이사(移徙)하기도 바빠죽겠구만..."
" 낸들 아느냐? 나무에 묶여 채찍질을 당하기 보다는 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것이 좋겠다 여겨 울며 겨자먹기로 떠밀려 온것이지... 안그렇소 형님? "
" 젠장... 성인 탄신일에 간신히 귀식대법(龜息大法)으로 그녀를 피했다 여겼건만...어쩌다 걸렸는지..... "
신촌 평야를 터벅터벅 걸어오는 4인의 강호인이 있었다. 그들 중 세 사람은 쉬지않고 그 자리에 없는 한 사람을 향해 투덜대고 있었다. 게중에 유일하게 입을 한일자로 굳게 다문 채 걷던 강호인은 이런 모습이 생소했다.
' 이 세 사람이 제 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강호에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쟁쟁한 고수들이다... 이런 그들을 말 한마디로 부리는 이가 있다니.....'
그는 그들이 쉴새없이 투덜대는 그녀가 누군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 대협들께서 말씀하시는 그녀라는 분이..."
" 누구긴 누구야... 대나무 숲에서 주구장창 손도끼로 장작이나 패대며, 말을 안들으면 나무에 묶어놓고 채찍을 휘두르는 무식한 사디스트지!"
" 아...죽림여협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 죽림여협?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 고고한 명칭으로 부르지! 그러나 그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녀를 ' 마성의 S '라고 부른다. "
" 예..? "
" 말하기도 귀찮다. 그녀가 수련한답시고 떠났던 유학길에서 잠시 돌아왔으니 직접 겪어보아라. "
쉴새없이 투덜대던 3인은 다름아닌 테도 삼룡과 무적신검 조크2K였다. 그들은 얼마 전 가디록의 모종의 지시를 받고 모질라 산맥 으로 향하고 있었다. 테도삼룡 중 막내 북해룡 함장의 화내는 모습에 조크2K는 고개를 끄덕였다.
" 아...예.... "
하지만 속으로는 웃고 있었다.
'역시 그녀로군.....'
" 그리고....그놈의 대협소린 집어치워라! 여기 첫째 형님이나 둘째형님은 어느덧 30갑자를 넘은 나이라서 그런 소리 들을 연세가 됬다지만 난 네 녀석이랑 나이차도 별로 없다 !! "
조크2K는 그말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기실 이들 3형제를 보았을때 함장이 이들 중 첫째인 출사룡 사발인줄 알았던 것이었다. 외견상 자신보다 십 수년은 더 살아보이는 함장이 그는 내심 측은했다.
" 그건 네 녀석 겉늙음을 탓해라. 여기 조크2k가 무슨 죄냐? "
" 그건 그래! "
소차룡 아이즈와 출사룡이 한 마디씩 거들자 함장은 입을 한자나 내밀었다.
" 그게 어찌 내 면상 탓입니까? 이 지겹도록 힘들고 팍팍한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한 위장색일 따름입니다. "
" 어렸을때 성인물을 일찍 접해서 그런 것이 아니구? "
" 무슨....!!!!"
북해룡 함장이 얼굴을 붉히며 발작적으로 뭔가를 이야기 하려고 하자 소차룡은 재빠르게 말머리를 돌렸다.
" 그건 그렇고.... 모질라 산맥의 기슭에 다 와가는데.... 도데체 여기에서 뭐가 있다고....그리 닦달을 한건지....."
" 그러게 말이다....무슨 천지개벽이라도 있.... "
출사룡의 의미없는 대답이 끝나기 전에 여지껏 그들이 들어본적도 없는 굉음이 터져나왔다.
' 콰쾅~ '
그 충격에 몸을 가눌수 없던 4인은 천근추 수법으로 몸을 고정시키고 땅바닥에 바짝 업드렸다. 테도 삼룡이 어안이 벙벙한 모습으로 전면을 응시할때, 조크2K는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 결국은... 벌어진것인가? '
.
.
.
" 무언가가 이계(異系)에서 이 세상간의 결계를 뚫고 들어왔구나. "
" 네....? "
불여우의 말이 블도자는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불여우는 설명없이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는 듯했다.
수만개의 질그릇 부서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음습한 기운을 풍기던 대지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자 블도자는 움츠렸던 몸을 일으켜 세웠다.
" 무엇인가.... 조금전과는 틀리구나..... "
블도자는 내심 알 수없는 불안감과 함께 미세하게 남은 탁한 기운을 떨쳐내듯이 옷 매무새를 바로했다.
" 같지만... 같지않고, 다르지만 다르지 않은 자가 되어 이 세상으로 돌아왔구나... "
" ...예? "
블도자는 불여우의 말이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 네가 안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예전에 알던 사람이 아닌 이가 이계에서 이 세상으로 왔다... "
"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 그는.... "
" 날세!! "
블도자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이 놀랐다. 불현듯 들린 냉냉한 목소리는 땅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세상을 굽어본다는 신수 불여우조차도 지척에 다다른 다른 이의 기를 감지하지 못했다.
" 그가... 그가.... 이계의 사악한 힘과 더불어 돌아왔구나... "
불여우의 탄식과 더불어 블도자의 전면의 땅속에서 부터 어떤 인영 하나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는 땅속에서 올라왔지만 흙 하나, 먼지 하톨 묻히지 않은 모습으로 전신을 드러냈다. 극단적인 검은색 복색에 전체적으로 탈색된 치렁치렁한 웨이브진 머리카락, 서양에서 건너왔다는 안경을 쓰고 가슴에는 한권의 고풍스런 책을 들고 있었다. 책의 표지에는 고대어로 'readme file' 이라고 적혀있었다.
" 아....당신은....? "
그는 지옥서생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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