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와의 8강전 경기. 러시아의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경기 전-후반은 물론이거니와 연장전 전후반까지 지칠줄 모르는 투지로 경기장을 휘젓고 다니던 안드레이 아르샤빈(27, 제니트)을 보면서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았는가?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누군가의 잔상이 아른거렸었는데, 경기가 끝난뒤에야 누구의 잔상이었는지 명확해졌다 다름아닌 2002년의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었다.
두 선수는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일단 81년생 동갑내기이며, 세계 축구계에서는 변방국가로 분류되는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대표팀 에이스이자 희망이라는점. 더군다나 홍안의 얼굴에 군데군데 난 여드름자국이며 골 세리머니 또한 닮은꼴이다. 물론 가장 주안점을 둬야할 부분은 히딩크라는 명감독에게 사랑을 받는 수제자들이란 점일 것이다.
그럼 안드레이 아르샤빈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보자.
아르샤빈은 러시아 제 2도시인 쌍뜨 뻬쩨르부르그(상트 페테르부르그, 세인트 피터스버그, 구 레닌그라드)에서 1981년 5월 29일에 태어났다. 7살이 되던해에 축구를 시작했으며 러시아 전문 축구학교인 스메나(Смена)를 졸업했다. 졸업직후인 1999년 고향팀이자 유명 축구팀인
제니트에 입단하게 된다. 제니트는 알다시피 현재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부임해 있으며 김동진과 이호가 소속된 팀으로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팀이다. 아르샤빈이 입단 첫해부터 두각을 나타낸것은 아니었다. 1999년에 입단한 아르샤빈은 일년동안 예비 멤버 였으며 레귤러가 되어 러시아 리그에 데뷔한것은 이듬해 2000년부터였다.
2000년부터 재능을 꽃피운 아르샤빈은 같은해 러시아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며, 2002년에 이르러서야 국가대표에 발탁되게 된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역대 9골을 기록 중이며 러시아 리그에서 매년 선정하는 33명의 우수선수에 최우수 선수를 2회 수상(2005, 2006)했으며, 2위 수상을 3회(2001, 2002, 2004)나 한 실력자로 성장하게 된다. 아르샤빈은 제니트 소속으로 공식전 282경기를 뛴 베테랑이며, 소속팀에서 67골을 기록하고 있다.
아르샤빈은 지난 2003년 22세 되던 해에 결혼했다. 아내는 당시 19세인 율랴 아르샤비나(Юлия Аршавина). 더군다나 슬하에 자식도 둘이 있다. 2005년에 태어난 첫째는 아들 아르쫌(3), 둘째는 딸 알리나이다. 둘째는 금년 4월에 태어났다. 금년 유로2008에서 대활약으로 보자면 우리말로 복덩이가 태어난듯 하다. 아르샤빈은 두 아이가 태어날때 모두 산모곁을 지키지 못했다고 한다. 두번다 전지훈련 중이었다고.
프로생활 전부를 제니트에서 보내고 있는 아르샤빈은 제니트와 2010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다. 하지만 이전부터 아르샤빈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빅리그팀들의 영입제의를 꾸준히 받고있어 조만간 빅리그 팀으로 이적할 것이란 관측이다. 제니트 수뇌부는 이번 유로2008에서 아르샤빈의 활약이 이래저래 반가울수 밖에 없을것이다. 아직은 설에 불과하지만 히딩크 감독이 첼시 감독으로 부임할때 아르샤빈을 데리고 간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오는 27일 스페인과 결승전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아르샤빈의 열정적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다려지는 경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