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패스트푸드 업계의 큰손은 누가뭐래도 맥도날드입니다. 모스크바시에 위치한 맥도날드 매장을 연결하면 얼추 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가 나온다는 우수개소리가 있을 정도로 지하철역 등의 군집지역에는 예외없이 맥도날드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러시아 토종 브랜드 중에서 로스찍과 같은 체인점이 나름 선전하고는 있습니다만 맥도날드의 아성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맥도날드의 러시아 시장 내 위상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변수가 하나 생겼습니다. 세계적인 명성으로 따지자면 맥도날드와 별반 차이가 없는 패스트푸드 체인인 버거킹(Burger King)이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개설했기 때문입니다.
버거킹 매장이 모스크바에 등장한다는 설은 지난 2003년부터 있어왔습니다. 그것이 7년이 지난 시점인 금년 초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러시아 경제 전문가들은 버거킹이 그간 세계시장에서는 라이벌이지만 러시아 시장에서는 큰형님뻘 되는 맥도날드의 성공사례를 분석해 왔으며, 향후 러시아에 맥도날드와 경쟁이 되는 패스트푸드 왕국을 세운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주요 타켓층과 영업 방식은 다소 상이하기에 현재 러시아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맥도날드의 아성을 무너뜨릴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만, 시장내 반응에 따라 체인점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 또한 없을 것입니다. 초반 반응과는 별개로 모스크바 내 목 좋은 곳에 2호점과 3호점 정도는 생길거라 예상이 되는데요. 버거킹은 일단 몇 개의 매장을 통해 시쳇말로 러시아 시장의 '간'을 본 뒤 승산이 보이는 시점에 본격적으로 러시아 패스트푸트 시장에 진출하려는듯 보입니다.
다만 이들 물건너온 공룡들의 부대낌이 러시아 내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러시아 토종 패스트푸드점들의 고전이 예상되는데요. 러시아 토종 패스트푸드 업계가 버거킹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가 그것입니다. 토종 브랜드들 입장에서는 버거킹의 향후 선전이 맥도날드의 위상 하락을 통한 반사이익을 얻는 틈새 기회라기 보다는 자신들이 배제된 '공룡들만의' 전쟁터가 될지 모른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각설하고, 모스크바 레닌그라드 대로변 인근에 처음으로 개설된 맥도날드 버거킹 첫 매장을 거들떠 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