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월 19일은 러시아 정교인들의 전통적인 예수 공현 축일(크리스마스에서 12일 후)입니다. 예수공현 축일 전날을 소위 '12야(Twelfth-Night (the Eve of the Epiphany))'라고 부르는데요. 종교 국가라고도 할 수 있는 러시아에서 이날은 종교적으로나 전통적으로 특별한 날입니다. 이날 정교를 믿는 이들은 인근 강의 얼음을 뚥거나 수영장을 임대해 잠시이나마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갔다 나오는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이는 예수가 요르단강에서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은 것에서 기인한 행사입니다. 이러한 퍼포먼스는 정교신자들에게는 종교적인 행동이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새해 소원을 비는 러시아의 오래된 전통행사로 인식되어 있기에 상당수의 일반시민들도 참여합니다. 그렇기에 이날은 인근 강이나 호수 등에 사람들이 북적대며 겨울철에 실.내외 수영장의 예약이 어려운 유일한 날이기도 합니다.
이 러시아 전통행사의 원산지(?)인 이스라엘의 강들은 따뜻판 편이기에 그리 문제될것이 없겠지만 러시아의 강들은 이맘때 그리 따뜻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습니다. 아니 매우 차갑다고 해야겠지요. 종교적 신념이 있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신앙심을 고취시키는 행사일지 모르겠지만, 자칫 잘못 하면 심장마비가 올 수 있기때문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전통 행사이기도 합니다. 매년 러시아의 각 지역 관공서에서는 예수 공현축일날 면밀하게 외부 날씨를 체크한 뒤에 허가여부를 결정하곤 하는데요. 특별히 추운날씨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묵인되며, 허가를 안한다 하더라도 감행되곤 합니다.
그럼 2010년 1월 19일 모스크바 강의 풍경을 함께 돌아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