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젠쉬나(Женщина)'는 러시어로 '여성'을 뜻하는 통합적인 의미이자 중년여성들을 지칭할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물론 복수형 '젠쉰의(Женщины)'로 말해야 일반적이다.
2.
러시아의 중년 여성들은 현재 계층에 따라 극과 극의 삶을 달리는 경우가 많다. 상류 계층은 매우 똑똑하고 제대로된 교육(대학교)을 받았으며 행복한 삶을 영위하지만 어떤 계층은 매우 가난하고 불행한 삶을 살아간다. 러시아인은 과거 공산주의시절 모두가 그만그만 하던 시절에서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 시기로 접어든 것이다. 한치 앞이 불투명했던 90년도의 체제전환 시기에 중년여성들의 팔자(?) 역시 동시에 급변했다. 50년대와 60년대에 태어난 중년여성들은 이 시기에 향후 수십년간의 노후환경의 갈림길에 서게 되었다. 이 시기에 한 부류는 이전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누릴수 없었던 삶의 질 향상을 가져왔고 다른 한 부류는 완전히 하층민으로 떨어지는 계기가 되어 버렸다.
3.
러시아의 중년 여성들은 현재 젊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내보이는데 인색하지 않다. 눈에 띄는 디자인의 옷이나, 투명한 탱크탑, 짧은 미니스커트등 젊은층 못지않게 멋에 신경을 쓰는 세대이다. 이는 삶의 질이 높거나 낮거나 큰 차이는 없다. 우리가 보기에 그닥 자신을 가질만한 몸매(?)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선호하는 옷을 입는데 주저함이 없다. 보여지는 패션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을 선호하는 것이다. 언발란스 하지만 자신감과 당당함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적인 유행을 타는 복식을 선호하는 계층은 상류층에 한정되어 있다. 러시아 곳곳에서 여성이 입는 옷 중에 80년대의 복식 그대로 계승받은 것들이 의외로 많이 있다. 예를들어 모스크바 국제공항 '쉐르메쩨보 2(드바)'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의 유니폼은 카키색(국방색) 옷이다. 이 우스꽝 스러운 복장은 군복을 연상시킨다. 이는 과거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복장이 아직까지 변함없이 이어져 내려오는 경우이다.
4.
러시아 대다수의 중산층 여성은 소비에트 시절 플렛식 아파트에서 가족들, 혹은 부모(친부모 혹은 양부모)과 살고 있다. 그녀들은 가족과 다챠(별장)를 가는것을 제외하면 여행을 갈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 금전적인 부담감 때문이다. 그녀들은 여름철 채소를 키우고 자연을 벗삼으며, 수공예 혹은 아이를 키우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여가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이에 반해 여유가 있는 상류층 중년 여성들은 가족들과 함께 해외로 여행을 간다.
5.
도시에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중년 여성들 또한 몇 가지 갈래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영어를 배우고 이를 활용해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진 계층이 있는 반면에 아직까지도 소비에트 공화국시절 버릇을 그대로 간직한 중년 여성들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소비에트 공화국 시절 버릇이란 상품을 많이 팔고 적게파는 시장주의적 마인드의 부재를 뜻한다. 더불어 서비스 정신의 부재또한 해당된다. 쉽게 이야기해 불친절 하다는 것이다. 그녀들에게 매상이 올라가고 내려가고는 관심 밖이다. 단지 출근시간에 출근하고 퇴근시간 즈음에는 손님이나 고객이 물품 혹은 서비스를 구매하러 줄은 선다하더라도 아무 거리낌없이 코앞에서 문을 닫아버리는 마인드이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들의 봉급은 매상과는 상관없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 정신의 부재는 다방면에서 서서히 고쳐지고 있다. 매사에 무뚝뚝한 얼굴로 일관하던 서비스업 종사자들에게 외국계 기업을 필두로 미소교육이 시작되고 매출과 관련되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등 점차 개선되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