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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만 내쉬는 러시아 한국교민들

지금 러시아에서는

by 끄루또이' 2003. 11. 1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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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수교후 시작된 러시아와의 교류에 힘입어 많은 한국인들이 러시아에서 요식업, 서비스업, 비지니스업, 무역 등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 중 모스크바는 한인회 및 상가협의회 등 한인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공동체 조직이 존재할 정도로 한인들의 유동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대기업들과 90년대초 러시아라는 불모의 나라에 희망을 갖고 이동해온 이곳 한인들은 자신들의 피와 땀과 노력한 대가의 결실인지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에게 가장 어려운 시련이 다가오고 있어 한숨으로 하루를 보내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인들에게 다가온 시련이란?

처음 한인들이 장사나 가게들을 차리게 된 곳이 '아룔료녹'이란 호텔이었다. 러시아가 개방되기 전 사회주의를 지향할 때 이 호텔은 전 소련 지역 어린이들의 사회주의 연수회 및 견학장이였다.

'어린 독수리'란 뜻의 이 호텔은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여 주위의 스케이트장 수영장 호수 축구장을 갖추어 전 소련 및 세계 사회주의권 나라의 어린이들은 교육장이었다고 한다.

이런 호텔이 개방을 맞이하면서 국가 소유에서 개인 소유로 돌아가 사유화가 되고, 한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는 이 지역의 중심이기에 한인들이 하나둘 자리를 만들고 호텔에서 장사를 하게 된 것이다.

처음 이 호텔은 형편없는 볼품에 호텔이 아닌 유럽에 유스 호텔 수준이었다. 이곳에서 오랫동안 장사하던 한 한국 상인은 "처음 이 아룔료뇩 호텔은 아주 호텔이라 하기에도 부끄러울 정도로 어둡고 침침하고 이 호텔은 정말 한국인들이 발전시켰다해도 과언이 아니죠. 얼마나 최초에 적자였으면 호텔 사장이 한인들을 불러놓고 호텔을 싼값에 팔겠다는 말을 했겠습니다?"

그 정도였던 이 호텔은 차차 몇 년 동안의 발전과 더블어 한인타운이랄 정도로 레스토랑, 가라오케, 호프집, 비디오가게, 반찬가게, 등등 한인들에게 장사하기에 가장 좋은 최고의 장소가 되었고, 자연스레 모스크바의 한인 상권은 이곳에서 이루지게 되어 그 규모는 상당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이 호텔은 이미 유명한 호텔이 되어버렸다. 입구에서부터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조명의 불빛과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입구에서 호텔 안쪽 끝까지 들어서는 카지노 기계들. 그리고 조금 있으면 모스크바 최고의 규모의 카지노장까지 들어선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인들에게 어려움이 닥친 것은 당연한 것이다. 호텔 측의 입장에선 물론 이 호텔이 한인들에 의해 성장이 되었지만, 경영의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한인들의 필요성은 적어지고, 다만 거추장스러울 뿐인 것이다.

그것도 우스개소리로 한인 상가들을 모조리 빼지 않은 이유가 "한국인들이 하도 많이 카지노 기계를 많이 하다보니 그 이유 때문에 상가가 그나마 버틴다"다는 어이없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호텔 입장에선 카지노 기계 한 대면 하루에 뽑아내는 돈이 한인들 조그만 상가 임대료랑 맘먹기 때문에 굳이 상가에 신경쓰기보단 수백대의 기계들을 계속 놓는 것이다. 또한 예전과 달리 러시아 자국인들의 밀집 지역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다보니 그 소비율면에서도 외국인을 기피하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이다.

지금은 한인 상가는 몇 개 되지도 않으며, 이런 가게들도 가까운 시일내에 모두 호텔측에 내놓아야 하는 입장이라 한다.

무엇이 문제이며,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인가!

얼마 전에 모스크바 다른 장소에 한인 타운이 형성될 만큼의 규모의 건물을 한국인에 의해 구해지긴 했었지만, 너무나 비싼 임대료에 비해 상권에서 멀어진 이 장소는 선뜻 한인들이 입주하기엔 어려웠다는 말이 있었다. 또한 안타깝게도 이곳 러시아는 한국인끼리의 유대 관계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기에 쉽게 말하면 서로를 서로가 믿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형식적이며 힘이 없는 상가협의회와 이제 2대째 접어드는 한인회는 말 그대로 허수아비보다 못한 하나의 집단일 뿐 한인들의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는 것이다.

또한 얼마 전에 모스크바 교민지에서 지적했듯이 한국 주러 대사관의 전폭적인 지지도 적은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한 교민은 "고려인들에겐 그나마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이루어지지만 정작 한국 교민들에겐 그러한 정부 차원적인 지원이 없어 더욱 힘이 든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볼 수 있듯이 지금 모스크바의 교민 상권은 하나둘 분리되어가고 있으며, 뚜렷한 계획이 없는 한 그 동안에 이루었던 한인들의 상권과 성장은 다시 뒷걸음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또한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단결하여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지금 그나마 유지하고 있는 한인 상가 역시 머지 않아 밖으로 내몰리고 말 것이다.

지금이라도 한인들이 하나가 되어 앞으로의 풍전등화와 같은 한인들의 일터를 다른 방법들에서 강구해야 하며, 특히 한인회는 기존의 허수아비식의 계획보다 하나의 상가라도 살리는 데 그 목표를 두어야 한다. 한국 대사관 역시 맡은 바 임무인 재외국민 보호에 더욱 힘을 써야하며, 지원 방법이 있다면 속히 한인들과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해결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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