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세계 스포츠계의 강국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과거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소련)시절의 스포츠 초강대국 이미지에 비해서는 다소 그 위상이 하락하긴 했습니다만 '망해도 부자 3년'의 속설처럼 스포츠 분야에서는 여전히 위용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스포츠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습니다만, 특히 동계 올림픽 종목에서 보다 넓은 인프라를 자랑하는 강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중에 러시아 국민의 관심을 받는 것이 아이스하키와 피겨스케이팅입니다. 아이스하키는 세계 최고라는게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며, 피겨스케이팅은 그간 수많은 세계적 스타를 키워왔고 보유하고 있기에 국민적 자부심 또한 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성 피겨스케이팅 싱글 종목에서는 최근에 이렇다할 강세를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만 선수층으로 따지면 여전히 세계 최고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번 LA에서 벌어진 피겨 세계 선수권 대회도 러시아 국민들의 관심 속에 중계되었으며 그 결과에 대해 언론들의 기사 또한 양산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번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자국 선수들이 2개의 메달을 딴 것과 같은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만 러시아 선수 외의 각 분야에서 우승한 월드 베스트급 선수에 대한 기사에도 상당부분 할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피겨 싱글 종목에서 여성 최초로 쇼트, 프리 프로그램 합계 200점(207.71)을 넘으며 우승한 김연아 선수에 대한 내용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번 김연아 선수의 세계 선수권 우승으로 국외에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가 상당부분 올라갔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겁니다. 더불어 이 열아홉살의 어린 소녀가 국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소 우울해지는 것은 비인기 종목이 대부분 그렇듯이 국내 피겨 스케이팅 부문의 지원이나 선수 인프라가 그리 넓지 않다는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와 같은 특출난 천재형 선수는 자주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그녀의 뒤를 이을 제 2, 제 3의 김연아가 나오려면 체계적인 육성책이 필요하겠지요. 고무적인 것은 김연아 선수의 선전에 힘입어 상당수의 꿈나무들이 피겨 스케이팅에 매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의 이번 국위선양에 박수를 보내며 향후 그녀를 능가할, 아니 피겨스케이팅을 즐기고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나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