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소위 대박을 맞은 SNS(Social Network Service)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사이트 명은 아드노클라스니키(Одноклассники, http://www.odnoklassniki.ru), 직역하자면 동급생들, 동창생들(classmate)정도 되는 의미입니다. 이 사이트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는 사이트 명에 나타나듯이 친구 찾기 및 지인 찾기를 통한 커뮤니티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수 년 전에 유행했던 아이러브스쿨의 러시아판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현재 아드노클라스니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러시아 내 18개 주 83개 도시입니다.
아드노클라스니키는 그리 오래된 서비스는 아닙니다. 불과 3년 전인 2006년 3월에 런칭을 한 신규 서비스입니다. 이 웹서비스 기본 포멧은 단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러시아 어느 지역에서 어느 학교에서 언제 졸업 했는지만 등록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명대로 동창생을 찾을 수도 있고 동창이 아니더라도 옛 친구 및 지인의 학교와 졸업 연도만 알면 서비스에 등록된 범위 내에서 친구를 찾을 수 있습니다. 2009년 4월 현재 이 사이트 가입자 수는 물경 3,300만명이 넘어가고 있으니 그 규모는 이미 램블러나 얀덱스와 같은 러시아 유명 포탈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지난 6개월 사이 무려 60%이상의 가입자 수가 늘어난 것입니다.
더불어 아드노클라스니키는 1일 방문자수 평균8백만으로 통계가 나오고 있으며,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만을 지원함에도 불구하고 알렉사에서 발표하는 세계 사이트 트래픽 순위(Traffic Rank, 4월 16일 기준)에서 43위(http://www.alexa.com/siteinfo/odnoklassniki.ru)를 차지하는 선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트래픽 순위만 보자면 세계적으로 인기있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러시아내에서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단적인 예는 아드노클라스니키 서비스가 시작되는 도시나 나올 때마다 러시아 언론사에서 급보가 되는 것처럼 언급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드노클라스니키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점차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이며 조만간 전 러시아를 잇는 최대규모의 네트워크 서비스가 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폭발적인 가입자 수 증가를 기초로 하여 매출에서도 대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수익구조는 광고수익이 50%이며 나머지 서비스이용요금이 50%를 차지합니다. 기본적으로는 사이트에 게재되는 매체 및 상품 광고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근래 3달만에 광고수익만으로 3백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여타 유료 서비스들 역시 같은 규모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더불어 워낙 가입자 수가 많다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리서치 대행을 하기도 합니다. 물론 아드노클라스니키의 모든 서비스가 유료인 것은 아닙니다. 가입만하면 기본적인 서비스는 무료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다만 기타 다양한 웹서비스들 , 예를 들자면 SMS(short message service)등을 이용하려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방식입니다. 최근에는 45일간 대량의 이모티콘과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습니다. 물론 무료로 50개의 이모티콘을 사용할 수 있지만 서비스 질에서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향후 들어올 수익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입니다. 러시아 웹리서치 전문기관들의 예상으로 아드노클라스니키는 금년말 수익은 물경 2500만 ~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2008년 10월부터 상업서비스를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아드노클라스니키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이용자의 60%는 러시아 모스크바 지역 내에 있으며 20%는 러시아 각 지역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20%는 국외에서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리서치 회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네티즌의 약 40%이상이 아드노클라스니키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벨로루시 국민 100만명 가까이가 이 서비스에 가입되어 있다는 통계자료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규모적인 면에 묻혀 부각되지 않고 있습니다만, 아드노클라스니키는 최초로 런칭되었던 2006년 부터 2007, 2008년 연속으로 러시아 웹어워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잘 만들어진 SNS서비스이기도 합니다. 현재 세계적인 경제위기에 휘청이고 있는 러시아지만 불황속에 기회가 있다는 격언처럼 아드노클라스니키는 불황속에서 홀로 선전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입장에서 보면 그리 새로울 것이 없는 아드노클라스니키가 어째서 러시아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느냐일 것입니다. 이는 러시아라는 나라의 교육제도의 특수성을 이야기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러시아에서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초등학교 입학 이후 10년 이상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교육을 받는 친구이자 동급생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초.중.고 과정을 매일같이 함께하는 친구들인 셈입니다. 이렇듯 오래된 기간 동안 우애를 쌓은 동창생들은 형제이상의 유대감을 마련하게 마련이고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창업자들은 이러한 러시아의 교육 현실에 걸맞는 서비스를 내놓아 성공을 이룬 것입니다.
이러한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인기는 이런저런 잡음을 낳기도 합니다. 아드노클라스니키의 창업자인 알버트 보프코프는 2008년 영국의 I-CD사에 제소를 당한 상태입니다. 이유는 자신들의 서비스 내용을 카피했다는 이유인데요. 실제로 알버트 보프코프는 아드노클라스니키를 런칭하기 전에 I-CD사에서 근무를 했으며 192.com과 Passado라는 서비스 개발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이중에 Passado가 아드노클라스니키와 매우 흡사한 서비스라는 것이 I-CD사의 주장입니다. 물론 보프코프는 이에 대해 일말의 가치가 없다고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더불어 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채무자를 찾는 용도로도 사용이 되고 있으며, 스토킹의 수단으로도 사용되기도 합니다. 더불어 아드노클라스니키를 통해 만난 이들 사이에서 살인사건도 일어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워낙 방대한 회원정보를 가진 사이트이기에 정부기관에서 국가보안 및 범법자 색출을 이유로 개인 신상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공식적으로 아드노클라스니키 운영진에서는 세계적인 온라인 추세를 들어 이러한 정보기관의 요구를 거부하는 중입니다만 정부에 잘못보이면 불이익을 받을 우려가 있기에 계속 유지할지는 미지수로 남습니다.
하지만 현재 전체 직원수 20명 밖에 되지 않는 작지만 알찬 회사 아드노클라스니키가 러시아 웹서비스의 중심에 선 것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갖 시작되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