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승전기념일은 '대 조국전쟁'으로도 불리우는 2차대전에서 나치를 상대로한 승리를 기념하는 날이다. 이날의 국민적 관심도를 따지자면 우리나라의 추석이나 미국의 추수감사절 정도의 주요한 명절이라 할 수 있겠다. 물론 승전기념일이 러시아 최고의 명절이라고 할수는 없겠지만, '새해' 다음가는 날이라고 할 수는 있겠다.
승전기념일 모스크바에서는 끄레믈(크램린 궁전)에서부터 뿌쉬낀스까야 거리까지 교통이 통제된다. 갑작스레 넓어진 거리에서는 갖가지 기념행사와 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한동안 중단되었던 군사 퍼레이드가 뿌찐(푸틴) 취임 이후에 10년만에 다시 시작됬기에 조금 일찍 붉은 광장으로 가면 볼 수 있다. 단지 테러 방지차원에서 검문검색이 극도로 강화되어 있기에 이날은 붉은광장으로 들어가는데 조금 번거롭다. 이날 쩬뜨르(중심가)로 가면 마스끄비치(모스크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날의 행사를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붉은광장과 승리공원 등에서는 훈장을 주렁주렁 단 노병들(할아버지, 할머니 - 2차대전때 러시아는 남자만 군복무를 한것은 아니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병들은 아코디언 반주에 맞춰 흥겹게 춤을 추거나 서로 어울려 대화를 나눈다. 처음보는 사이라도 전쟁을 직접 겪은 이들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는듯하다. 대화를 들어보면 대체적으로 과거 무용담과 현 정권에 대한 복지정책에 대한 비판이 주류를 이루는것 같다. 이러한 전경은 이들 세대들이 사라진 이후(향후 20년 내)에는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붉은광장에 위치한 러시아 국영 백화점 '굼(гум)'에 내걸린 승전기념일 휘장. '빠볘다(победа)'라고 써있다. 러시아어로 '승리'라는 의미이다.
붉은 광장과 끄레믈의 앞에 있는 역사박물관에 걸린 승전기념일 휘장. '지비떠버 마야(9-ого мая)'라고 써져있다. 5월 9일이라는 의미이다. 5월 9일은 승전기념일 날짜이다. 러시아에서는 '승전기념일'이라는 특정 명칭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날짜로도 표현하곤한다. 우리나라 공휴일로 예를들자면 '8월 15일'이라고 하면 곧장 '광복절'을 떠올리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