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블로그 무림대회전 (武林大會戰) - 1
블로그 무림(武林)... 근 4년에 걸쳐 무림은 뜻하지 않은 평화가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그 3년의 태평은 수많은 절세고인(絶世高人)들을 배출해 냈고 정사(正邪)를 막론한 바야흐로 춘추전국을 방불케 하는 군웅할거(軍雄割據)의 시대를 초래(招來)했다. 하지만 초기 무림의 고수들은 서로를 존경했고, 누구의 명예도 탐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중원무림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옥서생이 무림 재편성 선언을 한것이었다.
지옥서생은 블로그 무림에서 무공에 있어서는 천하제일인 중에 한명이었다. 그가 무림을 질주할 때 무림인들은 그를 가르켜 '누구도 막을 생각을 하지 않고, 누구도 막지 못하는 이'라고 부를 정도였다. 수많은 문파에서 그에게 가르침을 청했고 그는 이에 성실히 대처했었다. 그러던 지옥서생이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정파도 아니고 사파도 아닌 인물이 되어버렸다. 천하제일인 중에 한명으로 불리울만큼 고강한 무공에, 블로그 무공과는 다른 괴이한 무공을 섭렵한 지옥서생을 당할자가 없게 되었다. 지옥서생은 과거 자신이 원수 이상으로 증오하던 어둠 속의 악플러들과 스패머들, 파산교(破産敎) 교인들을 규합해 무림자체를 없애려는 시도를 도모하고 있었다. 지옥서생이라는 강풍 앞에 블로그 무림은 연약한 촛불과 같은 입장이 되어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가운데 무림인들은 이에대한 대책을 논의하게 되었다.
이에 무림인들은 힘을 결속하기 위해 무림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었다. 이번 무림대회가 기존의 무림대회와 같지 않다는 것은 작금의 무림 현황을 파악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겉으로 천명하지 않았을 뿐, 이는 지옥서생에 대한 방비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와는 별도로 명예와 세속 일에 그리 관심이 없던 무림 고수들과 은거 이사들까지 이 무림의 위기에 도움이 되고자 다시금 무림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바야흐로 무림은 분란과 혼란을 맞딱뜨리고 나서야 화합의 장으로 변모하게 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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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드느냐?"
블도자는 어렴풋이 자신에게 말을 거는 이가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자신과 같은 무림인의 기는 아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자신에게 친숙한 느낌이라는 것을 알게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 아... "
" 그래... 고생했다. "
목소리의 주인공은 신수 불여우였다.
" 여...여기는? 저는 죽은겁니까? "
" 삶이란 것은 죽음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네가 생각하기에 따라 생과 사는 결정되는 것을 잊지말도록 해라. "
블도자는 피식 웃었다. 불여우는 확실히 변함이 없었다. 부시시 눈을 뜨고 일어나보니 객잔으로 보이는 곳의 침상에 자신이 누워있음을 알게 되었다. 자신의 주변에 낮익은 인물들이 보였다. 태도문의 고수들인 태도삼룡 소차룡과 북해룡이었다. 그들은 피곤한지 의자에 길게 누워있었다.
" 기억하겠지만 ...너는 지옥서생에게 일장을 얻어 맞았었다."
" 아..."
지옥서생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블도자의 블로그 무림생활에 있어 모범으로 생각하던 인물이었다. 그러던 그가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인물로 변모했다는 것이 기억이 났다. 블도자는 눈앞이 깜깜해지고 정신이 아늑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이 어지러워지자 뭔가 답답한 기운이 단전에서 역류해서 올라왔다.
" 운기조식으로 마음을 가라앉히려무나. 굳이 몸에 안좋은 일은 생각해 낼 필요없다."
불여우의 조언에 따라 운기조식을 하며 블도자는 무념무상의 세계로 들어섰다. 더불어 몇 일 동안 확인하지 못했던 한RSS를 열어 그동안 수집된 글들을 읽기 시작했다. 몇 일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알게 되었다. 게중에 블도자를 놀라게 한 사건이 몇 가지 있었다.
차한잔 먹을 시간이 되자 블도자는 온몸이 개운함을 느끼며 눈을 떴다. 조금전까지 누워있던 소차룡과 북해룡이 그를 걱정스러운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 소형제 정신이 드는가? "
블도자는 미소지었다.
" 제가 얼마나 이러고 있었습니까? "
" 무려 3일밤 3일낮을 이러고 있었다네"
북해룡이 신기한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태도삼룡과 조크2K는 블도자가 지옥서생에게 일장을 얻어 맞는 자리에 있었다. 그들은 블도자가 깍아지른 절벽으로 떨어지기 전에 극적으로 구출해 가까운 신촌평야에 위치한 객점으로 온것이었다. 블도자는 그들의 수고가 느껴져 고마운 한편으로 가슴이 무거워졌다.
" 소형제가 정신을 차렸고 하니 우리 형제도 마음편히 떠날 수 있게 되었구만. 하하. "
소차룡이 빙글빙글 웃으며 말을 꺼내자 북해룡이 입을 삐죽였다.
" 거기에 왜 제가 낀답니까? 형님이야 귀향하면 형수님이 기다리실테니 급할지 몰라도 저는 그리 급할것 없습니다. 더군다나 출사룡형님은 일찌감치 미래의 형수님에게 달려가버리시고... 이거야 원 우리 테도삼룡이 언제부터 연애삼룡이 된겁니까? "
" 네가 모르는게 바로 그것이지. 세상은 지옥서생을 무서워하고 마교를 무서워하고 싸이교를 꺼리지만, 가정을 꾸린 무림인은 무림이 요동치건 뭘하건간에 집사람이 제일 무서운 법이란다. 하하. "
블도자는 미소지었다.
" 북해룡 형님은 어디로 가실 계획이십니까? "
" 나는... "
북해룡은 소차룡의 쳐대보더니 의기양양하게 큰소리로 대답했다.
" 이번에 올블문에서 무림대회를 연다고 하네. 더불어 관(官)에서도 무림대회를 연다는 소식이 RSS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네. 나는 거기로 가보려고 한다네. "
블도자는 생각할것도 없이 대답했다.
" 가시는 길에 저도 동참하면 안되겠습니까? "
" 안될게 뭐 있겠나! 같이 가면 말동무도 하고 좋지 않겠나! 하하하."
북해룡은 크게 기뻐하며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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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글은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은 따끔한 지적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