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서쪽으로 약 470Km, 자동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위치한 테르노필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는 도시입니다. 굳이 구분을 하자면 키예프, 오데사, 르비브 등이 해외에까지 잘 알려진 관광도시라면 포차이프와 체르니히브 그리고 테르노필은 규모에 비해서는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렛강을 중심으로 자연 건립된 테르노필은 전쟁의 풍파를 두루 겪은 도시인데요. 구소련 당시 주요 도시들 상당수가 겪었듯이 2차대전때 많이 파손되었다가 복구되면서 이전과는 사뭇 모습으로 변모한 곳입니다. 이 곳의 대표적인 관광지라면 세계에서 3번째로 길다고 하는 '옴치미스치나 석고동굴'과 몇몇 오래된 수도원을 들 수 있는데요. 우크라이나 내에서는 관광도시로 분류되긴 합니다만 생각보다 인상적인 관광지는 없다는 것이 솔직한 소견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세계 어디를 가도 볼 수 없는 오감을 자극하는 장소가 한군데 있습니다. 바로 오늘 소개할 '스따리 믈린' 레스토랑이 그것입니다.
2002년에 오픈한 '스따리 믈린'은 영어로 번역하자면 '올드밀(Oldmill)'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박물관 레스토랑'의 원조격인 유명 레스토랑입니다. 위에 보시다시피 가우디풍의 건물 외경은 말할것도 없고 내부 인테리어, 소품 등은 박물관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습니다.
이곳에서는 우크라이나 고유의 수많은 전시품을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슬라브 전통복식이 만국기처럼 식당의 천장을 수놓고 있고 고풍스런 가스램프, 도자기, 흔히 볼 수없는 오래된 사진 등이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특히 슬라브 민족 특유의 오래된 목재 인테리어 소품들은 상당히 멋드러집니다.
더불어 우크라이나 고유의 음식 및 유럽식 요리들이 맛깔스럽제 조리되어 목재식기에 담겨 나오는데요. 라이브 음악(맨 밑에 동영상으로 올려놓습니다)과 함께 즐기다보면 오감이 만족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종업원들도 전통복장을 입고 손님맞이를 합니다. 서비스 역시 나쁘지 않고 가격 역시 매우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다만 외국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 않은관계로 메뉴판이 우크라이나어로 되어있는데요. 저도 우크라이나어를 모르는지라 대략 러시아식 발음으로 이해했습니다. 영어를 사용하는 직원들 역시 없기에 러시아어나 우크라이나어를 구사할줄 모르는 타국인에게는 언어의 장벽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각설하고, 스따리 믈린을 우크라이나 최고의 레스토랑이라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가장 멋드러진 레스토랑 중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그럼 이미지와 함께 이 레스토랑의 내외부 전경과 요리들을 구경해보시겠습니다.
스따리 믈린의 대표적인 전채요리인 '보르쉭 질룐니(борщик зелений)'입니다. 호밀빵 내부를 파내고 그 안에 슬라브 전통의 보르쉬(스프)를 넣은 형태입니다. 뚜껑도 빵으로 되어 있습니다.
나무용기 그대로 오픈에 넣어져 조리된다는 송아지 요리.
얇게 썰어놓은 호밀빵과 소금, 그리고 마요네즈 소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간단한 먹거리이자 안주거리입니다.
흰 버섯으로 만든 스프. 느끼한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권할만 합니다.
상당히 두꺼운 방명록. 당연히 칭찬일색입니다.
레스토랑 외부도 야외 박물관 형태로 되어있는데요. 넓지는 않지만 사진을 찍어 추억을 남기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