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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민주주의 국가일까?

러시아 2프로 부족할때

by 끄루또이' 2010. 6. 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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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공산주의가 체제가 붕괴한 이후 러시아는 민주주의 국가를 표방해 왔다. 겉으로 봤을때 러시아는 민주주의 국가가 분명하다. 국민투표를 통한 대통령 직선제이고 중임제다. 절차적으로 봤을때는 틀림없다.

다소 특이한 점이라면 러시아의 권력구조는 겉보기에 이원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재 러시아는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이다.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고 푸틴의 후광과 지지를 업고 당선된 대통령이다.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전대통령이다. 러시아 정치에 대해 조금만 관심있는 이라면 정치적 실권은 푸틴의 손에 쥐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0년대 말 대통령에 취임해 지난 10년 동안 정치적 권력은 푸틴 한 사람에게 집중된 형태이다.

푸틴의 치적으로 불리우는 것 중에 하나는 공산주의로의 회귀를 막았다는 것과 그나마 민주주의 형태에 맞는 정치제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1999년 옐친 정부가 막을 내릴때 러시아에는 공산주의로의 회귀가 강하게 대두되었었다. 고르바초프와 옐친 집권시절 경제가 파탄이 났기 때문이다. 더불어 푸틴 이전의 두 대통령은 민주주의 지도자라기 보다는 공산주의 시절 서기장 혹은 예전 군주제의 왕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옐친은 사후 러시아 민주주의의 아버지란 찬사를 받긴했다). 러시아 국민들은 공산주의 시절보다 못한 체감 경제로 인해 '그때가 좋았다'라는 넋두리를 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강한 회의감을 가졌었다. 하지만 푸틴 집권이후 이러한 성향은 잦아들었다. 적어도 겉으로 봤을때 푸틴은 권위주의 대통령이라기 보다는 합리적인 서구형 대통령이었고 경제적인 면이나 외교적인 면에서 이전 대통령들에 비해서는 확실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푸틴의 인기는 과거 소비에트 시절의 지도자들과 러시아 전직 대통령에게서도 볼 수 있었던 것이지만, 그의 인기는 그들과는 다른면에서 기인한다. 과거 지도자들이 카리스마를 앞세운 신비로운 이미지였다면, 뿌찐은 자신의 사생활과 취미생활등을 메스미디어을 통해 적절히 공개함으로써 친근한 이미지를 러시아인들에게 심어주었다.

하지만 푸틴의 집권이 장기화 되면서 러시아 일부 국민들, 특히 시민운동가들은 러시아를 민주주의 국가라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일부는 언론탄압을 일삼는 독재자에 의해 통치되는 독재국가라로 주장하고 일부는 이해관계에 따라 초법적인 일탈행위가 벌어지는 파시스트 국가라고도 주장한다. 러시아의 민주주의 지수는 해외에서도 평가가 박한 편이다.

하지만 절대다수의 러시아 국민은 민주주의나 공산주의 등의 이념이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더군다나 다른나라에서 왈가왈부 러시아를 평가하는 것 자체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네들은 기본적인 의식주와 일자리가 보장된다는 전제하에 러시아가 과거 소비에트 공화국(소련) 시절의 위상을 가지길 바란다. 푸틴이 장기집권을 하는 근간에는 이러한 러시아 국민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정치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망친 국가경제를 살린 '경제 지도자'라는 후광 역시 무시못할 이유중에 하나이다.

일리야 글라주노프 作 - 우리의 민주주의 시장(Рынок нашей демократии, 1999)


이상한 민주주의 국가 러시아

정치 형태는 둘째치고 생활에서 실감하는 러시아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기에는 다소 이상한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다.

시민의 안전을 보장해야할 거리의 경찰들은 시민의 돈을 갈취하려하고 범죄자들과 담합을 하는 모양새를 보여주며 2차대전 당시 물경 3천 만명에 가까운 사상자를 낸 러시아에 독일 나치즘과 히틀러를 신봉하는 스킨헤드(훌리건, 극우청년단체)들이 창궐하여 외국인들-유색인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관료들은 봉건적인 폐습에 물들어 있으며 우수운 것은 러시아인들은 이러한 폐습을 비판하면서도 그러한 체제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민주주의건 공산주의건 간에 여느나라 같으면 이러한 폐습은 뿌리는 못 뽑을지언정 적어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게 단속하는 것이 옳바른 정부의 모습이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개념일 것이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러시아의 문제점들은 지난 십 수년간 국내외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왔지만 아직까지도 일상에서 빈번하게 체험할 수 있는 현상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점이 러시아 정부의 무능력으로 인해 단속이 되지 않는 것일까? 아무리 경찰이 깡패라고 해도 전형적인 경찰국가인 러시아에서 이러한 폐단적인 문제점들을 단속 못하는 것일까? 과거 정보수집에 있어서는 악명에 가까운 명성을 날리던 첩보조직을 현재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에서 이러한 폐단의 정보를 수집 못하는 것일까?

스킨헤드를 예로 들자. 스킨헤드는 한때 푸틴정부가 비밀리에 양성하는 조직이라는 설이 러시아 내에서 널리 퍼진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설이 아닌 사실로 밝혀졌다.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 지는 스킨헤드들이 러시아 특수부대에서 경찰들에게 무술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자, 그럼 푸틴정부는 왜 이들 깡패집단을 사육하고 있는 것일까? 대외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사건 사고를 일으켜 여러나라 정부에게 항의를 받으면서까지 말이다. 이유라면 간단하다. 대외 신뢰도는 둘째치더라도 이들 스킨헤드들이 정권을 유지하는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이들 훈련된 폭력집단은 러시아에 닥칠 위기상황에 대한 일종의 대비수단(사병조직)으로써 양성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겉으로는 안정세로 보이는 러시아에 근시일내에 위기가 닥칠때 활용할 폭력기계들인 것이다. 이러한 부분을 보면 우리나라의 소위 자유당때를 연상시키는 부분이다.

현재 러시아를 가르켜 전통적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칭하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아니 민주주의를 희생해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는 비아냥을 받고 있다.

미성숙한, 매우 미성숙한 민주주의 국가 러시아

미주와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실용주의에 입각해 운영된다. 2차대전 이후 근대 유럽의 민주주의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모델, 즉 다수결주의적요소가 주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기본으로 하여 독일의 의회 민주주의와 스위스의 직접 민주주의가 탄생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역시 의회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그 형태는 미숙하기 그지없는 형태이다. 러시아 의회는 민주주의를 위해 매진한다기 보다는 당리당략에 따른 이전투구를 보일뿐이다. 이는 어느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러시아 의회의 문제는 최고 지도자가 계획해놓은 밑그림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양상을 보여준다는 것에 있다. 메드베데프 현 대통령은 러시아의 민주주의는 이미 완성되었다고 밝히고 있지만 그말을 그대로 믿는이는 국내외에 그리 많지 않을것이다.

솔제니친은 과거 짜르시대부터 현재까지 '러시아에는 민주주의 비슷한 것도 없었다'라고 혹평을 했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활성화 되고 꽃피울 수 있는 여건은 이미 갖춰져있기에 희망이 있다고도 했다.

러시아는 현재 미성숙한 민주주의 국가이다. 체제나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특정인물의 의지대로 정치권이 움직이는 국가이다. 엄격히 구분하자면 러시아는 자본주의 형태를 띈 권위주의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대통령에 반기를 든 재벌총수는 감옥살이를 하고 있고 세계적 대기업이었던 그의 기업은 산산히 해체되어 팔려나갔다. 정부에 쓴소리를 한 언론사는 폐간되는 곳이 현재의 러시아다.

하지만 매우 느리지만 변화의 조짐은 보여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우리가 그랬듯이 젊은세대들이 자리하고 있다. 공산주의 시대에서 교육을 받지않은 이들 젊은 세대들은 여느 서구 젊은이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교육을 받고 그네들과 동질화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들 젊은세대는 러시아가 합리적인 자유국가가 되길 염원하고 관련된 계몽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러시아가 단시일내에 정통 민주주의 체제를 갖추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하지만 공산주의 시대에 교육을 받은 세대가 역사 저편으로 사라지고 그 자리를 현재의 젊은세대가 대체하게 될때 러시아 역시 여느 유럽국가와 마찬가지로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가 될거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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