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이야기입니다만, 영국에 다녀온적이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유행에 휩쓸리는 것에 거부감이 있었던터라 남들 다가는(?) 유럽 배낭여행을 애써 외면하다 십 수년 뒤에 러시아에서 넘어간 케이스입니다.
개인적으로 국내외 여행을 종종 다니긴 합니다만 방문했던 나라나 도시 등의 장소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 편입니다. 제대로 여행을 즐기는 분들이 방문지에 대해 철저한 사전 조사를 한뒤에 미리 발생할 일에 대해서 꼼꼼히 체크하고 가는 것에 비해 저는 그냥 어디에 간다는 것 정도만 생각하고 티켓을 끊는 수준입니다. 해당 국가나 도시에 가서 그냥 부딪치고 보는 편인데요. 그래서인지 여행서적에서 말하는 꼭 찾아가야 한다는 곳을 번번히 놓치고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찌보면 아까운 돈낭비를 하는셈입니다.
다만 저에게 있어 여행의 기본 컨셉은 '걷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계획없이 돌아다니다가 마음이 내키는 곳에서 주변을 둘러보는 방관자적인 입장이 되는것을 즐깁니다. 그러다 유명 관광지나 건물이 아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건축물에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는 것 정도입니다. 여행이 재충전의 의미라면 그정도면 저에게는 만족스런 결과를 도출해내곤 합니다.
각설하고, 영국을 다니면서 느낀점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1. 일단, 거리를 걷다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표현이 'Excuse me', 'Sorry', 'Thank you'였는데요. 거의 습관처럼 사용하는듯한 인상이었습니다. 특히 기침을 하게되면 주변에 누가 있건 없건간에 반사적으로 'Excuse me'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이더군요. 참고로 러시아에서는 기침을 하면 주변에서 '건강하세요'라고 말을 하는것이 관습처럼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2. 영국 런던에도 분면히 신호등이 있고 규칙적으로 녹색등과 붉은등이 교차로 깜박이는데요. 이 신호를 잘 지키는것 같지는 않는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대로변 신호등이 아니라 짧은거리의 건널목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풍경인데요. 교통경찰들도 이미 이에 대해서는 익숙한듯 별다른 반응이 없더군요. 나름 그네들의 문화인듯 싶습니다. 독일국민의 그것과는 정반대라는 감흥을 받았습니다. 더불어 도심지에 차량들이 경적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 또한 이색적이었습니다.
러시아 국민들은 대체적으로 건널목의 신호를 잘 지키는 편이긴 합니다만 주의사항이라면 도로가 보행자 중심이 아니라 차량 중심이다보니 좌우를 잘 확인하고 다녀야합니다. 무섭게 달려드는 자동차는 종종 거리의 병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Pub에서는 한 두시간 정도 서서 패스트푸드와 맥주를 즐기는 젊은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도 나름 재밌는 풍경이었습니다. 뭔가 마시거나 먹을때는 자리를 잡고 앉는 습관이 있는 저로써는 따라하기에 다소 힘겨웠지만 말입니다.
4. 영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합니다만, 확실하게 인지를 하고 간 것이 도로가 우리와는 정 반대라는 것이었는데요. 알고 있는것과 직접 겪은것은 다소간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건널목을 다닐때 습관적으로 왼쪽을 보게 되는것이 그것입니다.
영국에서 보낸 3일간 3개도시를 돌아다니게 되었습니다. 런던과 옥스포드, 켄터베리가 그곳인데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영국다운 도시라 불리우는 옥스포드와 켄터베리에 대한 인상이 강하게 남습니다만, 뷰파인더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역시나 런던이 좋았던듯 싶습니다.
백문이불여일견, 그럼 영국의 수도를 함께 돌아다니면서 그네들의 문화를 간접적으로나마 살펴 보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