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러시아 청년 싸샤(Саша)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 사진 공유 사이트에서 어느 여성의 셀카로 추정되는 사진 3장을 보게 된다. 욕실 거울 앞에서 찍은것이었고, 사진속 여성은 옷을 걸치지 않은 나신이었다. 인터넷에는 수없이 많은 선정적인 이미지들이 범람하고 있고, 사진속 여성이 절세미인이라거나 환상적인 몸매를 가진것은 아니었지만, 싸샤에게 이 사진들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녀가 자신의 이상형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흔한 표현으로 사진속 여성에게 한눈에 반한 것이다.
싸샤는 몇 일 동안 고민을 하다가 사진속의 여성을 찾아보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인터넷에 덩그러니 올라온 사진 몇 장 만을 가지고 이 여성을 찾기는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같은 것이었다. 싸샤는 일단 홈페이지를 만들어 그녀를 찾는 홍보의 구심점을 삼기로 했다. 홈페이지 URL은 그의 심정을 담은 '러브풀(
http://lovefull.ru)'로 정하고 홈페이지 머릿글로 '(제가 사랑에 빠진) 아가씨를 찾게 도와주세요'라고 적어놓아 사이트 성격을 규정한다. 그리고 그가 인터넷에서 본 이 여성의 사진들을 올려놓고 웹상에서 열심히 홍보를 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노력과 소재의 특이성 때문인지 인터넷 방송국 인터뷰도 하게되고 러시아 웹에서 나름 방문객수를 자랑하는 커뮤니티와 블로그 매체들에도 알려져 싸샤의 사연이 꽤 넓게 퍼져나가게 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싸샤는 러시아 웹 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미국의 웹 커뮤니티 등에 자신의 사연을 올려서 사진속 여성을 찾는데 정성을 기울인다.
결론적으로 말해 무려 15개월 간의 싸샤의 노력은 지난달 말에 성과를 이루게 되었다. 싸샤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여성을 찾게된 것이었다. 다른 나라로 갈 것도 없이 사진속 여성은 러시아 내 니쥐느이 노브고로드(니즈니 노브고로드)거주하는 까짜였던 것이다. 싸샤는 5시간에 걸쳐 운전을 해 니쥐느이 노브고로드로 가게되고 그토록 원하는 사진속 이상형 여성 까짜를 만나게 된다. 까짜의 설명에 의하면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은 본인이 직접 찍은 셀카가 맞으며 2005년 이집트 여행 당시 어느 호텔에서 찍은 것이었다고 한다. 이후 휴대폰을 분실하게 되었고 누군가가 습득해 해당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것 같다고 전했다.
두사람은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 니쥐느이 노브고로드에서 첫 데이트를 했으며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진채 헤어지게 된다. 싸샤는 조만간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았다고 즐거워 하고 있으며 까짜 역시 다소 황당한 상황한 상황을 통한 만남이었지만 싸샤의 정성과 적극성에 대해 호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의 정서라면 인터넷에 유출된 여성의 나체 사진을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올려 사진속 주인공을 찾는 싸샤도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의 나체 사진이 지난 1년간 웹상에서 떠돈것에 아랑곳 하지 않고 나타난 까짜도 이상해 보일지 모르지만 러시아 웹에서는 이들의 만남에 대해 꽤나 훈훈한 마무리라며 싸샤와 까짜가 잘 되길 바란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