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익히 알려진대로 개방적인 성(性)문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해 다소 전근대적인 성 지식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통계자료(2006년)에 의하면 러시아 젊은 여성의 25%만이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었으며, 대부분 일반적인 피임방법은 낙태(50%)였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부터 에이즈와 성병 발병률이 상당히 높아졌기에 러시아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캠페인에 예산을 편성해 계몽에 열중하고 있다.
피임약이나 피임용 호르몬제등은 러시아에서 제법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관련 의약품들 대부분이 50~70$ 정도에서 형성되고 있다. 노년여성의 한달 연금을 넘어선 가격이다. 콘돔의 경우 일반적으로 23루블(USD 0.9$)에 판매된다. 그래서인지 러시아에서 낙태가 가장 주된 피임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법적으로 낙태가 허용되는 사례는 다음과 같다.
1. 여성이 낙태를 원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임신한지 12주 이내
2. 임신을 원하는 여성이 사회적인 여건상 낙태를 원할때 임신 22주 이내
3. 임신한 여성이 아이가 태어나면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크나큰 부담이 되는 경우
4. 아이가 태어나면 여성과 아이에게 건강상 치명적일 경우
러시아에서 낙태의 비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100명의 아이가 태어날 경우 대체적으로 200건의 낙태가 시행된다고 통계가 나와있다. 더불어 공공의료서비스의 운영자금 부족현상으로 인해 낙태 또한 당장 가능한 것도 아니다. 이로 인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찌감치 낙태시술을 결정한 여성도 곧장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럴 경우 사비로 낙태 수술을 받아야한다. 대도시 지역(모스크바, 뻬쩨르부르그 등)은 미화 100$이고 시골 지역에서는 30$가 수술비용으로 소요된다.
가족계획에 대한 정부차원의 계몽이 시작된 이후로 1990년대 초 중반에는 약 25% 정도로 낙태율이 감소하긴 했지만 그 이후부터 다시 비율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계몽운동 역시 자금 부족으로 활동이 멈춘 상태이다. 이를 타파하고자 러시아는 모스크바와 뻬쩨르부르그의 학교를 중심으로 성교육을 1996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지역 도시는 아직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임신이나 낙태에 이어 여성들의 경우 빠질 수 없이 언급되는 것이 PMS(월경전 증후군) 및 월경전불쾌장애 일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러시아에서 PMS(premenstrual syndrome, 러시아어로 ПМС(предменструальный синдром))라는 개념은 신이 여성에게 내린 형벌과 같은 것이었다. 힘들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이러한 대중의 생각은 노년층에서부터 갖 초경을 시작한 10대들까지 광범위하게 퍼져있었다. 월경전 증후군과 월경전 불쾌장애를 고통없이 극복하기 위해 그간 수많은 약품들이 개발되고 세계적으로 애용되고 있지만 러시아 여성들은 이러한 추세와는 반대로 약물에 대한 의존률이 여타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었다. 중년층 이상은 공산주의 시대에서 대부분을 보냈기에 그러한 약품들이 있었다는 것 조차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었고 그보다 젊은 세대에게 월경전증후군이나 월경전불쾌장애 약품들을 구할 수 있는 환경은 조성되었으나 관련 약품들을 제대로 활용하는데는 인색한 분위기이다. 왜냐하면 이 제품군은 꽤나 고가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심한경우 다소 효과가 떨어지는 진통제 정도를 사용했을 따름이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현재 러시아에서는 이 월경전 생리증후군에 대한 다양한 대응책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세계적인 메이커들의 의약품들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더불어 경제적으로 의약품과 클리닉에 눈을 돌릴 수 있는 도시여성에게 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생리증후군을 치료하는 클리닉까지 등장하고 있다. 다음에는 이와 관련된 러시아내 동정을 언급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