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에서 필수품처럼 여겨지던 것 중에 속칭 '다이어리(organizers)'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일정이나 메모 등을 남기기에 편리했으며, 외장의 디자인은 악세사리로 들고다니기에도 제격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선물받거나 구입하기만 하면 이런저런 사정으로 잊어버려서 포기했던 아이템이었습니다.
현재는 휴대폰이나 PDA와 같은 디지털 기기들에 밀려 과거와 같은 필수품 항목에는 들지 못하고 있지만, 프랭클린플래너와 같은 유명 다이어리들은 여전히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국전자산업대전에 소개된 핸드폰 중에 프랭클린플레너의 그 유명한 시간 관리 기능을 구현한 모델이 소개되기도 했었지요.
생각난 김에 러시아에서 다이어리에 대한 역사를 좀 알아봤습니다. 정확히 언제 처음 다이어리가 나왔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습니다만, 무려 90년 전에 다이어리가 만들어졌다는 기록이 있더군요. 솔직히 러시아에서 다이어리의 역사가 그렇게 길줄은 몰랐습니다. 기껏해봐야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소련)시절에 나온게 최초일줄 알았습니다만, 현재 발견된 최초의 다이어리는 그 이전인 제국주의 시절에 나왔더군요.
위 이미지의 다이어리가 90년 전인 1918년에 만들어진 다이어리의 외양입니다. 가죽 커버에 러시아 전국 지도가 수록되어 있으며, 현재 판매되고 있는 다이어리들의 일반적인 내용들이 대부분 담겨있었습니다. 디자인은 예전 전화번호부를 연상시키지만 90년전에 나왔다는것을 감안하면 나름 볼만합니다.
아래는 이 다이어리의 내부 이미지들입니다.
이 다이어리를 보면 사용자가 다이어리를 가계부 용도로 사용한것이 보입니다. 사용자의 월간 수입에 관련된 내용들이 적혀있습니다.
이 다이어리에는 다양한 측정단위(무게, 거리 등)가 들어가 있습니다. 물론 제국주의 시절 러시아의 측량단위이기에 현재 측량법과는 맞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