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제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는 나날이 치솟는 중이다. 최근 몇 년 간 세계 물가지수 1위를 수년째 고수하고 있는 수도 모스크바의 경우 그간 경제 성장과 더불어 오른 물가였기에 눈에 띄지 않았지만 현재 끝이 안 보이는 경제 불황의 늪 속에 빠지면서 당장 서민경제에 있어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모스크바 의회 경제분과 위원장인 이고리 안토노프 의원의 말에 의하면 2009년 말 모스크바 소비재의 가격이 전년대비 35%나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2월말에 내놓았다. 더불어 이러한 인플레이션 현상이 2011년까지 지속되리란 전망도 동시에 언급했다. 이바노프 의원의 말이 실현된다면 모스크바 시민입장에서는 재앙이 도래하는 셈이다.
광고 업계, 특히 거리 보드 광고 업계에도 이런 불황의 요인들이 보이는 중이다. 러시아 도시의 대로 중심에 예외 없이 세워져 있는 보드 광고는 한때 경제활황과 더불어 꽤 많은 성장을 거듭한 부문이었지만, 현재는 광고주가 급감하면서 광고 없이 비어있는 곳이 상당수 보이고 있다. 이에 보드광고업계에서 묘안을 짜낸 것이 기업광고나 물품에 대한 광고가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이 광고보드를 상당부분 개방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가 이전에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해 단가를 대폭 낮췄다는 것이 다른 점 이겠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러시아 도시에서 기업광고가 아닌 개인들의 광고들이 눈에 많이 띄는 중이다.
물론 엘친 대통령 당시의 모라토리엄 같은 위기는 재발되지 않는다는 것이 러시아 경제 전문가들대부분의 관측이다. 이는 푸틴 총리의 강력한 경제 정책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러시아는 국가차원의 예산 절감을 추진 중이다. 현재 눈에 띄게 손대고 있는 부분은 2020년까지 국방비의 30% 가량을 줄이는 것을 골자로한 입법추진이다. 더불어 정부차원의 경제부양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번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러시아 국가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이 될지 아니면 국가 경제에 크나큰 타격으로 남을지 확실히 전망할 수는 없겠지만 그간 다소 방만했던 경제분야를 다잡는 기회가 되는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